걸어온 투자 길


내가 틴에이저였을 땐 CD player는 부의 상징이었다.
사고 싶은데 그때 $300은 나한텐 큰돈이었다.



여름 방학 3개월 동안 밤에 Target에서 청소하는 아르바이트를 한다.
바닥청소가 대부분이었는데 밤 10시쯤인가 가서 새벽 6시에 끝나는 일이었다.
첫째 날 퇴근길에 빨간 신호등을 보고도 그냥 지나간 게 아직 기억난다.
정신이 해롱 해롱 했었다.
CD player가 뭐라고 낮과 밤을 바꾸고 일을 했는지.
덕분에 그때 아래와 같은 머신을 타겟에서 돌렸다
혹시 그때 시애틀에서 살면서 타켓 눈부신 바닥을 본 적이 있다면
나의 작품이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타깃 같은데 가면 사진처럼 바닥에 까만 자국을 본 적 있을 거다.


이건 신발 밑바닥으로 비비면 깨끗하게 지워진다.
이렇게 지우는 게 내 아르바이트의 한 부분이었다.
이거 늘면 두발로 동시에 지운다.
이런 느낌?


요즘도 바닥에 이런 거 보이면 지우고 싶은 충동.

여름 내내 일해서 드디어 산다
CD가 5개나 들어갔다. 다.섯.개.나.
음질은 뭐 당연히 환상적이었다.


CD player에 버터처럼 부드럽게 넣어서 들으려고 샀던 앨범들:
Bangles


다른 노래는 모르겠고 eternal flames만 무한 반복해서 들었다.
https://youtu.be/PSoOFn3wQV4

리드 싱어 사랑했었는데 ㅋ
지금 보니 61살이라고 나온다.  그래도 미모는 여전하다.
틴에이저였던 내 눈에 너무 이뻤었다.
노래 그다지 못해도 용서함.


두 번째로 산 건 설명이 필요 없는 명작:


CD로 들은 이 앨범은 내 귀에게 새로운 소리를 듣게 해줬다.
뮤직비디오도 그 시절엔 획기적이었다.
Jam이라는 노래는 마이클 조던이 나오는 뮤직비디오인데
그 시절 농구를 좋아했다면 시애틀 Sonics도 알 거다.
Shawn Kemp와 Gary Payton 콤보
한때는 마이클 조던의 시카고 불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잘했다.
이 Seattle Sonics 농구단을 Starbucks의 CEO Howard Shultz가 샀다.
근데 몇 년 후에 팔아버리고 이 농구팀은 Oklahoma로 가버린다.
나라를 잃은 기분
농구 좋아했던 팬들은 Howard Shultz가 원수가 돼버리고
Starbucks도 그때 잠깐 회사 이미지 하락.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Seattle Sonics 게임을 보던 나도
농구팀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난후
농구를 쳐다보지도 않게 됐다.
친구들과 농구하자 그런다.  이제 안 해.
나한테 이런 배신을 하다니.
그래서 풋볼을 더 좋아하게 된 지도 모르겠다.
지난 몇 년 동안 Seattle Sonics를 다시 만든다는 소리가 나오는데
나에게 희망을 주고 실망시키려고 하지 마라.

밤과 낮이 바뀌는 게 싫어서 그다음 해 여름은 책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 책방은 이제 더 이상 볼 수가 없는 것 같다.
amazon 때문일까?


새로 들어온 책들 정리하고 바쁠 땐 손님 계산도 하고 여유로운 일이었다.
책방에서 일하기 전까진 책 종류가 그렇게 다양한지 몰랐다.
제일 기억에 남았던 책은... k*** ****a
이 책은 고급 종이에다 칼라로 돼있었다.  부끄
나도 호기심 많은 틴에이저였다.

대학 4학년 때 지금도 크지만 그땐 엄청 컸던 테크 회사에 인턴으로 들어간다.
돈을 벌고 여유가 생기니 TV가 사고 싶어진다.
남자는 TV 사이즈가 중요하지
나한텐 그때 엄청 큰돈으로 Sony Trinitron 36인치 TV를 산다.
그러고 보니 그땐 Sony가 최고였네
지금은 sony 뭐 하나~~


그때 그 당시만 해도 어마어마한 큰 TV였고
스크린이 오목하지 않고 평평하고 우뚝 웅장하게 있었다.
물론 볼 때마다 내 어깨도 웅장한 힘이 들어갔었다.
뿌듯함이란 게 이런 거다.
이게 무게가 150파운드가 넘었는데
들기가 애매해서 200파운드는 넘는 느낌
옮기려면 3명, 적어도 2명을 있어야 됐다.
비싼 TV였지만 도둑맞을 걱정은 없었다.
버리기도 힘들었던 내 재산 1호였던 TV

회사에서 직원 한 명이랑 친해진다.
알고 보니 같은 대학교를 다녀서 내가 이미 끝낸 클래스 숙제를 그 친구에게 빌려주고
그 친구는 대가로 나한테 점심을 사줬다.
그 친구는 그때 주식을 벌써 하고 있었고
자신의 브로커를 소개해주게 된다.
내 투자의 시작을 해준 친구다.
이 친군 백인인데 일본어가 능숙해서 지금 일본 아마존에서 일하고 있다.

그때서부터 멋모르게 그 친구 돈 버는 거 보고 나도 벌고 싶어서 따라 했다.
이것저것 사고팔고
브로커가 "이건 어때 사볼래?" 그러면 아무것도 모르고 산다.
사는 거마다 손해는 안 봤으니까 잘하는 줄 알고 착각했었다.




졸업 후 인턴한 회사에서 오퍼를 받았다.  
멋도 모르고 받아들이고 이때부터 본격적인 사회생활이 시작된다.
1년 남짓 일하다가 더 많이 빨리 배우고 싶어서 다른 회사로 옮긴다.
새 회사 출근 첫 1주일 동안 브로커가 준 IPO 주식이
하루에 $40, $50식 일주일 넘게 매일 올라갔다.
$30정도에 IPO를 받았는데 $거의 1-2주 만에 주당 $200까지 가게 된다
안 팔았다.
실감이 안 갔나 보다
그리고 욕심을 넘었던 단계였던 거 같다.
영원히 오를 것 같았다.
그러다가 치솟은 속도보다 더 빠르게 폭락하고 $80정도에 팔아 치운 것 같다.
이글 쓰면서 궁금해서 보니까 private으로 돌아갔네
여기서 의기소침하거나 그만두지 않는다.
나의 본격적인 주식투자는 여기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401k를 시작했다
401k를 잘 모르는 때여서 회사에 financial advisor가 와서 지도를 해줬는데
그때 그 사람이 401k 하는 중 주식 시장이 내려가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봤을 때
내 반응은 내려가면 팔아야지 였다.
그 사람은 "더 싸게 살 기회다.  내일 은퇴하는 거 아니다.  열심히 모아라"였다.
그렇게 얘기해준 게  지금 와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그때 테크는 엄청남 붐이 있었고
그냥 대충 고르면 무조건 다 올라갔다.  그때 한창 사고 벌었던 건
cisco, intel, stamp.com, lucent technology, agilent, akamai, doubleclick,  

이건 1999년 11월 말에 받은 statement이다.
테크 주가 대부분


매매했던 거 찾아보니까 commission이 $103.29였네.
commission이 공짜인 지금 세상에 한번 파는데 $100이 무슨 말이냐!
요즘은 듣기 힘든 회사 Morgan Stanley Dean Witter


이건 그때 아마존 샀던 거


내가 다니던 회사는 위와 같이 큰 계열에 끼진 못했지만
나름대로 분위기에 휩싸여 말도 안 되게 올라갔다.
회사는 얼마 후 dot com bubble 고래 등 터지면서 같이 터지게 된다.
$150이 넘던 회사 주가는 곤두박질쳐서 $10밑으로 갔다.
reverse split도 했던 걸로 기억한다.
몇 달 후 이유 없이 $30로 올라가고
이때다 싶어서 친했던 직원들이랑 우르르 같이 팔러 간 게 기억난다.

어느 정도 dot com 터지기 전에 굴리던 주식들은 현금화 시켜서 피해는 크게 없었다.
무슨 실력.  운이었다.
그래도 매일매일 치솟았던 때가 생각나고 그래서 계속 찾게 된다.
마약인가?  짜릿함을 못 잊었다.

그 후로 technical analysis를 엄청나게 했던 거 같다.
그땐 fibonacci retracement이라는 말이 왜 그렇게 멋있게 들렸는지 모르겠다.
본격적으로 트레이드를 하게 되고  가지고 놀던 걸로 기억나는 건
rimm(research in motion, 지금은 blackberry로 바뀌었다), apple, merck, adm, adobe, coh, cop, garmin, gs,  hans, jcg, lvlt, mot, nile, qcom, shld, tif, xom
없어진 것도 있네
그때도 거의 테크 주였네.

하나 기억나는 건 RIMM 블랙베리 폰 만들던 회사 한창 잘나가고 있을 때
apple이 iphone을 내놓는다.
이후 rimm과 apple 차트는 서로 반대 길로 가게 된다.
파란 선이 apple이고 빨간 선이 rimm (지금은 bb)
iPhone이 2008년 6월 말에 나오고
몇 달 후 blackberry 주식은 번지 점프를 했다.
2012년부턴 거의 맥박 없는 flatline이다.


이 당시 주식에 관한 건 거의 다하고 많이 벌었다.
자랑도 하고 주위 사람들 핫한 주식 팁도 주고
어떤 친구는 찾아와서 가리켜달라고 그랬다.
내가 제일 잘아갔다고 생각했다.
내 코가 하늘을 치솟았고
회사 그만두고 트레이드할까 고민까지 했었다.
미쳤지.

그러다 2008년이 오고 그 당시 경제 상황 주식시장은
어떻게 된 건지 다 알 거다.

2008년 오기 훨씬 전부터 장기투자에 대해서 관심이 있었고
여기에 대해서 공부하기 시작한다.
John Bogle이라는 훌륭한 분을 알게 되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말도 안 된다면서 의심쩍어 했다.
이때까지 해왔던 타이밍을 하지 말라니
많아도 주식 3개 가지로 은퇴 준비할 수 있다니
물 타지 말라니
예측하지 말라니
한꺼번에 다 들어가라니

나 자신을 설득시키는데 시간도 많이 걸렸고
솔직히 하면서도 설마 하는 맘 한구석을 지울 수 없었다.
단타 트레이드하던 것들은 다 정리하고
장투로 VTSAX (56%), VXUS (24%), VBTLX (20%) 이렇게 3개로 만들었다.

얼마 되지 않아서 2008 subprime mortgage crisis가 온다.

"이거 공부한 데로 잘 될 거야.  더 살수 있는 기회다" 이렇게 나 자신을 설득하면서도
한편으론 "팔아라, 팔고 하던 것처럼 트레이트 할 절호의 기회다"라고 내 머리는 계속 나를 유혹했다.
들어가고 얼마 안 돼서 -40%가 내려간다.
몇만 불도 아니고 이때까지 트레이드로 쌓아논 돈, stock options 정리한 돈 등 401k와 비상금을 제외한 돈은 다 넣었다.
바보라고 나 자신을 원망하기도 했다.

분위기는 세상 망할 분위기였고
요즘 마켓의 "출렁임"은 거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할 정도였다.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가게 되고
공부한 것처럼 수많은 조정 폭락 있는 기간 동안에도 꾸준히 투자했던 게 큰 도움이 됐다.
힘든 시간 거쳐 커준 금액도 고맙지만
장기투자 시작하자마자 제일 좋은 경험을 준 마켓이었다.
장기투자 후 순조로운 상승 마켓이었다 폭락이 왔으면 내 방향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
그 경험으로 단단해져서 웬만한 마켓 업 앤 다운은 느낌이 없다.
2008년 그땐 불행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큰 성장으로 돌아왔다.
아픈 만 큰 성숙해진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바뀐 건 별로 없다.
VTSAX, VXUS, VBTLX에서 더 간단히 하나로 줄이고
트레이드 유혹은 포트폴리오의 10%는 매매하고 싶은 개별주를 하고
stock options은 vest가 되면 장기로 바꾸거나 10% 투자에 나누고
ESPP도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쌓이면 팔아서 장기투자나 10%에 투자
10%에선 하는 건 보통 2배 리턴의 목적으로 하고 장투로 옮기기도 한다.
예를 들어 tech boom 2.0가 오기 전 VGT를 사서 2018년에 팔았다.
팔아서 장투 인덱스로 옮기고 다를 개별 주로 갈아탔다.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음 더 많이 올랐겠다.
SBUX, Apple, Amazon도  좋은 리턴이었다.

지난해 IPO가 엄청 쏟아져 나왔다. 
특히 테크 쪽으로
 work, ddog, splunk, net, team, crwd, zs, 등
지금 근무하는 회사에서 거의 다 쓰이는 것들이다.
마켓을 오래 해본 사람이라면 마켓에 sector cycle이 있는 것처럼
작년에 IPO처럼 유행도 돈다는 것을 알겠다.
관심주도 유행이다.  10-20년 전에 큰 관심을 받았던 주가
요즘이 부쩍 관심을 받는 게 보인다.

장투는 하는 방법은 의심이 갈 정도로 간단하지만
하기는 힘들다.
심심하고 지루할 때도 많고
어떤 특정주처럼 하루아침에 20-30% 점프하지도 않고
짜릿한 느낌도 없고 자극적이지도 않다

화끈한 게 좋으면 장투가 안 맞겠다.
근데 나도 화끈한 거 좋아했고
트레이드에 맛을 들이고 성격에 맞는다고 생각한 내가
어떻게 장투를 10년 넘게 해온 건지

지나고 알게 된 건
그때 시간과 정성을 들여 트레이딩으로 몇 배 넘게 벌었던 금액은 그 상황엔 컸다고 생각했다.
회사에서 버는 paycheck이 우스워질 때도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규모가 커진 지금 장투 1-2% 상승 금액으로 비교해보면
명함도 못 내밀 정도다.
힘들게 모니터에 붙어서 만들어낸 단타 이익은 이젠 장투 하루 움직이는 금액보다 적을 때가 많다.
어느 정도 장투 포폴이 커지고 몇 년 동안 반복되는 복리의 힘이 쌓이는 걸 경험 후
돈이 돈을 번다는 게 맞다.

그리고 401k 처음 시작 때 financial advisor가 조언해준 후로부터
내 은퇴 투자는 매년 얼마나 올라갔다 내려갔나 큰 관심도 없고
은퇴전까진 내 돈이 아니리고 생각하고 리턴 계산할 때 넣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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