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증

미국 왔을 때 16살, 미국 나이로 15 이었다.
한국 생각하고 동네 앞 걸어서 오락실 가야지 생각하고 왔는데
와보니 아니네. 걸어갈 거리가 아니다.
미국 땅 크네

어딜 가던 차로 이동해야 되고
차가 없으면 있는 사람한테 부탁을 하게 된다.
괜히 빚지는 것 같고 의지해야 한다.
운전면허증, 거기에다 차까지 있으면
친한 친구가 많이 생긴다.
각오한다
16살 되기 전 고등학교에서 운전연습 class를 등록하고
16살 생일 당일 시험을 보고 운전면허증을 딴다고
아빠한테 운전 연습시켜달라고 조른다.
처음엔 큰 주차장에서 밤에 차로 도넛, 8자 곡선을 그리면서 시작한다.
브레이크 천천히 잡는 법
달리는 속도에 따라 운전대 돌리는 속도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건데
그땐 하나하나씩 생각, 계산하면서 했다.
드디어 주차장을 졸업하고 도로로 출전
차 없는 밤에 한다고 하는데
첫째 날 차 hood가 안 보일 정도로 뿌옇게 끼는 밤안개
아빠는 옆좌석에서 오른발을 까닥까닥하면서
없는 virtual 브레이크를 밝는다.
푸욱 쉬는 한숨소리는 끝나지 않고
나라도 신경이 곤두섰겠다
나는 운전대가 미끄러운 정도로 손에 땀이 나고
태풍이 불어도 안 날아갈 만큼 운전대를 꽉 잡았다.
팔 운동할 필요 없네.
초긴장 상태 차는 삐뚤삐뚤 거리면서 간다.
아빠가 한마디 한다.
바로 앞에 보지 말고 멀리 봐라
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봐라.
멀리 보면 바로 앞에 것 신경 안 써도 보이고
더 많이 보여서 안전하고
흔들리지 않고 바로 갈수 있다.
해보니 맞네
그렇게 간단한 건데
해 보니까 차가 더 안정적이고
여유도 더 생긴다.
매번 연습할 때마다 여유는 더 생기고
내 손바닥 땀은 줄어들고
손에 힘은 안 줘도 된다.
16살 생일날 운전면허 시험을 본다.
너무 자신감 있었는지 잠시 한 손으로 운전해서 점수 깎인다.
거만해 보였나 보다.
그래도 패스한다.
운전면허증 획득한다.
지금 장기 투자를 하고 있다면
누구한테 얼마나 의지를 하면서 하고 있나?
운전대에 얼마나 힘을 주고 있나?
바로 앞은 보면서 가고 있나 아님 멀리 보면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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